WON, SUK-YEON

원석연 (元錫淵, 1922년 - 2003년 11월 5일) - 서양화가이자 연필화가이며 1945년 미국 공보원에서 첫 개인전시회를 연 이후 60여년간 연필화를 주로 그렸다. 정물과 사물 등을 주로 그렸으며 정밀한 연필화로 유명하였다.

밑그림 정도로 인식되던 연필화를 당당한 미술 장르로 끌어올리기로 하고 예술적 승부를 걸었다. 서구문화에 아부하는 기존 화단의 풍토에 대한 일종의 비판이기도 했다.

전쟁의 상흔과 격동기의 인간군상을 은유한 정교한 개미군상의 그림을 비롯, 무채색의 종이 연필 소재로 강하면서도 선(禪)적인 이미지를 표출시켰던 연필화가다.

그에 의하면 "연필화가 유화보다 쉽다는 선입견이 있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하였다. 그는 그림에 대한 집념은 철저하였다 한다. 지우개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우리를 한 번 더 놀라게 만든다. 그는 연필로 선을 잘못 그리면 종이를 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연필화가 유화보다 더 어렵다고 하였다. 그는 작가노트를 통해서는 연필 선에는 '음(音)'과 '색(色)'이 있다고 주장했다. 평소에도 그는 연필로 일곱 가지 색을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견해였다.

연필은 그림을 그리기 전에 밑그림으로 그리기 위해 쓰는 것이라 그를 모르는 일반인이나 미학자들은 단순히 연필로 그렸다는 이유로 그의 작품을 폄하하였다. 그러나 2000년대에 와서야 연필화도 일종의 작품으로 인정되기 시작했고, 그는 자신만의 조형언어와 작품세계를 완성시켰을 뿐더러 '연필화'를 데생과는 차별되는 하나의 독립적 미술장르로 승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술평론가 윤범모는 그의 작품경향에 대해 “오랜 관찰과 내밀한 형상화 작업으로 이루어지는 원석연 화백의 그림은 그 작업과정을 통해 자기를 관조하는 행위와 같다”면서 “비록 사물의 형상을 극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지만 형상 그너머의 다른 세계로 우리를 인도한다”고 설명했다.